리뷰맛집의 영화리뷰

내 미소는 내것이 아니야. 공포 영화 '스마일'

리뷰맛집 2022. 11. 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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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알려진 이미지와 다르게 '스마일'은 한때 유행했던 그렇고 그런 수준의 저예산 공포 영화가 아니다.

영화 '스마일'은 연극을 원작으로 합니다. 그래서인지 공포 영화치곤 주인공의 감정 변화가 잘 표현되는 편입니다. 이런 점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는지 공포 영화치고는 괜찮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섬뜩한 미소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는 환자를 본 주인공 로즈는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하지만 스마일의 첫인상이 썩 좋으리란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몇 년 전에 크게 유행하던 저예산 공포 영화의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영화 스마일과 거의 유사한 소재를 사용한 저예산 공포 영화가 이미 있었고 그 영화가 평작 이하라 평가받기에 이 영화의 홍보 콘셉트는 실패라고 봐야 합니다.

약혼자가 있는 로즈는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 사건' 이후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과거의 그 영화와는 다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보여줄 땐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그 영화처럼(트루스 오어 데어) 시종일관 섬뜩함만을 내세우지 않고 적당한 CG와 특수효과로 긴장감을 고조시켜 충격적인 엔딩을 이끌어 냈습니다.

정신과 의사인 로즈는 결국 심리 상당사에게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스토리 자체는 기발하지 않습니다. 저주가 한 사람씩 옮겨가며 죽음으로 끌고 간다는 콘셉트는 여타 공포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한 인물을 특정하여 그가 자신에게 걸린 저주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전개는 이젠 공포 영화의 바이블 격 방식입니다.

이웃 집 아이의 생일날 로즈가 건넨 선물 상자엔 죽은 로즈의 반려 고양이 시체가 들어 있었다.


만일 영화가 이처럼 '링'과 같은 구조에서 그쳤다면 단순한 '제이 호러'의 아류이겠지만 이 영화는 여기에 자신만의 레시피를 가미했습니다. 바로 '스마일 엔티티'란 악마의 설정이 그것입니다. 이 스마일 엔티티는 일종의 전능한 같은 존재입니다.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존재이며 그가 가진 목적도 인간의 가치관으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이 엔티티가 가진 능력이 실로 어마 무시해 그에게 대항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로즈에게 보이는 환상은 점점 더 강렬해 진다.


그러나 관객들은 이 존재를 파악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가 미지의 존재인 '스마일 엔티티'를 찾아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경험한 특이한 사고로부터 시작된 일이 점차 주인공을 조여 오고 궁지에 몰린 주인공은 알 수 없는 사건의 원류를 찾아가며 미지의 존재는 점차 모습을 드러냅니다.

로즈의 모든 주변 사람들이 그녀에게 등을 돌려 이제 전 남자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 로즈.


주인공 로즈는 그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집니다. 정신과 의사인 그녀는 자신의 눈앞에서 미소를 보이며 자살하는 환자를 목격합니다. 이 일은 그녀에게 심한 트라우마를 주어 그녀의 삶을 피폐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당최 벗어날 수 없는 편집증과 환상은 더 심해지기만 할 뿐 나아질 기색이 없었습니다.

매주 만나던 심리 상당사는 실존 인물이 아니었다. 영화 최고의 반전이랄까.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 로즈는 자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이 사고에 많은 특이점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을 도울 이를 찾습니다. 하지만 이조차 쉽지 않습니다. 현제 그녀의 곁에 있는 인물들은 그녀를 미친 사람 취급할 뿐입니다.

로즈는 스스로 고립되어 저주의 고리를 끊으려고 한다.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건 헤어진 연인 조엘이었습니다. 그는 다른 이들과 달리 그녀를 진심으로 도왔고 그 덕분에 로즈는 사건의 배후에 있는 스마일 엔티티를 발견합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그녀가 경험한 모든 건 그녀의 환상이었다.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 로즈.


하지만 그녀의 노력은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녀가 찾아낸 저주를 깨트릴 방법은 자신에게 저주를 건넨 사람을 살해하고 그 장면을 다른 이에게 보여 그 사람에게 저주를 넘기는 방법이었습니다.

저주에서 벗어난 사람이 있었지만..살인자가 되었다.


이런 짓을 할 수 없었던 로즈이기에 그녀가 꺼낸 최후의 수단은 희생이었습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희생하여 이 저주를 끝내려 합니다. 그러나 이조차 '스마일 엔티티'의 계산 내였고 그녀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가며 저주는 그 고리를 이어갑니다.

마침내 그녀의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낸 '스마일 엔티티'


하지만 그녀의 방식은 분명 '스마일 엔티티'에게 위협이 된 듯 보입니다. 그녀가 저주의 고리를 끊으려 하자 스마일 엔티티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분노인지 그녀를 헌신적으로 도운 조엘을 저주의 다음 대상을 삼고 맙니다.

'스마일 엔티티'는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여러모로 현대 사회의 일면을 담은 듯해 보이지만 이 영화의 장점은 앞서 말한 바대로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잘 추적한 점입니다. 그 덕분인지 일상에 갑자기 끼어든 '스마일 엔티티'의 존재가 더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오래간만에 나온 괜찮은 공포 영화인 만큼 공포 영화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관람을 추천합니다.

사요나라 로즈. 아쉬운 트라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