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은 세상이 변해도 사랑은 여전히 판타지임을 보였습니다. 사람에 따라 이 말이 아무런 감흥도 주지 않을 수 있겠지만 어느덧 흰머리가 뒤덮인 감독에겐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흐름은 크게 신선하지 않았습니다. 추리 물로도 로맨스 물로도 덜 완성돼 보였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영화가 언급하고자 한 바는 우리가 아는 스토리는 아니었기에 이 부분이 문제 되진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서래와 해일의 이른바 품격 있는 로맨스의 결말이 궁금했습니다. 아이러니 한 점은 무엇보다 흥미로운 부분이 바로 코 앞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형사인 주인공 장해준이 피의자인 송서래를 감시하는 장면에서 박찬욱 감독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의도적으로 이 점을 인지시키려는 듯 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