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집의 영화리뷰

아쉬운 영화 '살아 있다'

리뷰맛집 2021. 12. 15. 13:05
728x90
728x90

영화 '살아있다.'는 한눈에 보기에도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대부분 이 영화가 개봉하기만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영화를 기다린 이유는 이 영화의 모든 것들이 아직은 신선한 요소들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상당히 저예산 영화를 닮았습니다. 아마도 의도적인 구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비교적 잘 만든 저예산 영화들이 종종 등장하는 한국이기에, 낯설지 않은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의 초반 부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잘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를 보고 즐거웠던 감정이 이런 효과를 불렀을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저예산 영화처럼 이야기를 끌고 나갑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 유준오(유아인)이 실감난다.

저예산 영화에선 제작 상의 한계로 인해 스토리나 인물에 중점을 둡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인공 '유준오(유아인)'란 인물을 관객들에게 확실히 기억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마치 저예산 영화처럼 두번 세번 강조해서 더 이상 까먹지 않도록 설명합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주인공 유준오가 가진 한계를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유준오의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들을 계속해서 보게 됩니다. 사실 메이저 영화사의 영화가 할 법한 일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잘만들어진 저예산 영화들을 보며 익숙해저 있으니까요.

어딘가 부실한 유준오는 시종일관 불안감을 불러 일으킨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갈 무렵 저를 포함한 관객들은 기대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관객들은 감독이 준비한 기발한 이야기가 등장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 점은 큰 문제입니다. 메이저 영화사가 만든 영화를 보며 저예산 영화의 장치를 기대한다니요. 그렇지만 적어도 저는 괜찮습니다. 더 형편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는 관객들의 뒤통수를 후려칩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도달했을 때에 관객들은 이상함을 느낍니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부분에서 마치 영화 초반에나 볼 법한 장면이 등장해 버립니다.
 

아파트에서의 고립된 생활이 한계에 도달한 유준우와 김유빈(박신혜)는 필사의 탈출을 시도합니다. 좀비들에게 둘러 싸인 까닭에 멀리 갈 수 없었던 그들은 좀비들이 없는 듯 보이는 다른 층으로 도망을 칩니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이 도착한 장소에도 좀비들을 득실 거렸습니다.
 

그들은 위기에 처하고 맙니다. 그리고 그 순간 친절한 아저씨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게 됩니다. 처음에 유빈은 아저씨를 믿지 못 합니다. 이성적인 그녀다운 모습입니다. 그녀의 생각으론 오랫동안 아파트를 감시했지만, 아저씨를 보지 못했단 사실이 이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을 안심시키고 음식도 대접하는 아저씨의 행동에 이들은 곧 의심을 풉니다.

정말 안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보는 이들도 대부분 속았으리라.

물론 이 부분이 영화의 절정부이기에 여기서 영화는 반전을 보여 줍니다. 유빈의 예상대로 아저씨의 아내는 이미 좀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죽어가는 아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에 산 사람들을 아내에게 식량으로 주었던 것입니다.
 

자본이 들어간 영화라면 상식적으로 필사의 탈출로 도심을 달리는 장면이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영화 중반에 떡밥처럼 자동차 키를 챙기는 장면은 왜 넣은건가요? 최소한의 볼거리도 준비하지 않은 감독은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의 마지막은 옥상으로 도주하기였다.

자본이 들어간 영화라면 상식적으로 필사의 탈출로 도심을 달리는 장면이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영화 중반에 떡밥처럼 자동차 키를 챙기는 장면은 왜 넣은건가요? 최소한의 볼거리도 준비하지 않은 감독은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할리우드의 저예산 영화가 국내 메이저 영화사의 작품 정도인 건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멋진 영화를 찍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면 이런 짓은 하지 않을텐데요.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네요.

둘은 유유히 빠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