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바다'는 정우성 씨가 제작한 드라마입니다. 감독은 과거 단편으로 '고요의 바다'를 제작했었고 이를 토대로 드라마 고요의 바다를 연출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는 굉장히 신선하지만 단편을 늘린 탓에 상당히 늘어집니다. 이 점이 드라마 고요의 바다의 호불호를 가르는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고요의 바다는 참신합니다. 이야기의 전개를 쉽사리 예상하기 힘듭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비틀어 관객의 예상과 다르게 만드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십중팔구 무리수가 되어 납득할 수 없는 스토리가 됩니다. 고요의 바다는 이런 경우는 분명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스토리에서 약간 변주를 주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고요의 바다는 이 참신함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습니다. 특히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를 상당히 많이 포기했습니다. 드라마 속 핵심 소재인 '월수'는 상당히 특이한 물질이며 이 월수를 이해하려면 많은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 특이한 물질이 드라마 속 모든 사건을 일으키기에 이는 어쩔 수 없이 할애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 등장인물을 설명할 여유는 확연히 줄었고 이에 감독은 특단의 조치로 심리 묘사 부분을 아예 포기한 듯싶습니다. 이 결정은 고요의 바다를 로봇 같이 행동하는 인물들이 만연한 드라마로 만들었습니다.

이보다 더 큰 고요의 바다의 단점은 신선한 소재를 설명하기 위해 포기한 부분을 감동 코드로 사용한 점입니다. 달로 떠난 주인공 일행의 리더인 한윤재(공유)가 자신의 입장에서 하기 힘든 올바른 선택을 하며 감동을 주는 부분이 드라마의 감동 포인트입니다. 이 감동을 끌어내려면 드라마 전체에 걸쳐 공유의 심리를 쫓았어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 부분을 포기한 드라마는 달을 배경으로 한 한윤재(공유)의 장엄한 희생을 밋밋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아마 드라마를 많이 본 이들이 공유의 감정을 어림잡아 이해하지 않으면 이 희생 엔딩은 황당하게만 보입니다.

고요의 바다를 신랄하게 비판한 듯 보이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드라마의 신선함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정해진 방정식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에일리언 2'를 오마쥬하는 여유쯤'에서 보인 감독의 자신감도 좋았습니다. 감독의 이력을 보니 다른 영화 경험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세련된 연출을 경험하면 더 좋은 차기작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리뷰맛집의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르가 바뀐 영화 텍사스 전기 톱 학살(2022) (0) | 2022.02.20 |
---|---|
학교에서 수업 중 좀비 아포칼립스 세상이 시작되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예고편 후기. (0) | 2022.01.02 |
올해 최고의 영화로 기록될 '스파이더 맨 : 노 웨이 홈' (0) | 2021.12.20 |
잘생기고 멋진 일진들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볼 만한 것들. 영화 '도쿄 리벤저스' (0) | 2021.12.16 |
아쉬운 영화 '살아 있다' (0) | 2021.12.15 |